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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이곳 저곳

Wildpark Poing, 포잉 야생동물원

날씨가 좋은 듯하더니 역시 뮌헨의 전형적인 날씨는 우중충 플러스 비인가 보다. 

지난주 토요일에 일기예보에 소나기가 올 것이라 되어있었으나

생각 보다 날씨가 좋아 산책할 겸 포잉 야생동물원 (Wildpark Poing)에 가기로 했다. 

 

역시, 동물원이라 그런지 가족단위로 많이 왔었다.

입장료는 부담이 되지 않는 적정한 선이었다. 

결제는 EC-Karte 로만 결제할 수 있고 신용카드 결제는 불가하다 

성인: 11,50

어린이(3-14살): 7,50

할인대상 (학생, 대학생, 연금수령자): 10,00

장애가 있는 분들: 7,50

(티켓 파는 곳에서 바로 사료를 사실 수도 있고 안으로 들어오셔서 사실 수도 있어요)

입장료를 지불하고 들어가자마자 귀여운 기니피그 친구들이 우리를 맞이해 줬다. 

기니피그 친구들을 보고 돌아서자마자 사슴공원이 펼쳐졌는데, 

저기 들판에 점처럼 보이는 누워 있는 것들이 사슴이다.

오늘 날씨도 좋은데 사슴들도 그걸 아는지 마음껏 광합성 중이었다 ㅎㅎ

사슴울타리 앞에 보면 50 센트를 내고 사료를 살 수 있다. 

사료를 뜯는 순간 사슴들은 귀신같이 알고 다가온다.

이렇게 사슴들을 가까이서 보다니, 큰 도시에서만 자란 나에게는 몇 번 없던 경험이었는데, 

오랜만에 아이가 된 것처럼 신나서 사료를 여기저기 줬다. 

울타리 안에 있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밖에도 아주 자연스럽게 사슴들과 염소들이 돌아다닌다.

이렇게 쳐다보면서 먹이를 기다리는데 심쿵했다, 이렇게 귀엽게 쳐다보는데 안 줄 수도 없고 참 ㅎㅎ

사슴울타리를 지나 거위들을 보면서 가다가  하늘을 보았는데, 당황스럽게도 공작이 나무에 앉아있었다.

땅 위로만 걸어 다니던 공작을 봐서 그런가, 높은 나무 위에 있는 공작은 어색했던 ㅎㅎ

 

우리가 갔을 때는 마침 독수리와 매들의 쇼를 할 때였는데, 

우리에만 갇혀 있는 줄 알았던 독수리와 매들이 그 근처를 시원하게 마음껏 자유롭게 날고 있었고

독수리 조련사의 호출에 따라 휘리릭 날아오고 날아갔다.

동물원에 소속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묶여 있지 않고 저렇게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새들을 본 동물원은 처음이었다. 

처음에는 그냥 근처에 있는 새들이겠거니 했는데, 알고 보니 다들 발에 하나씩 종이를 차고 있었다. 

 

독수리가 눈앞을 날아가고, 그 크기에 감탄하며 멍 때리고 있을 때 즈음

 갑자기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했다.

소나기와 천둥번개 조합이었다. 

사람들은 또 어떻게 다들 챙겨 왔는지, 우산을 하나둘 펼치고 애기들은 우비를 입고, 각자 처마 밑에서 비를 피했다. 

우리는 너무 천천히 걸어서 마치 처마까지는 가지 못하고 나무밑에서 비를 피했다.

번개가 안치길 바라면서 ㅎㅎ

 

그렇게 비에 쫄딱 맞고 비가 잠잠해질 때 즈음 출구를 향해 걸어가며 또 다른 많은 동물들을 보았다.

유럽곰, 당나귀, 늑대 등등 이 있었는데 그중에 염소들도 비가 싫은지 저렇게 다 처마밑에 들어가 있는 것이 너무 귀여웠다.

출구에 거의 다 달아서  까먹고 있던 남은 사료를 사슴들에게 다 주고 나서 집으로 향하였다.

침으로 범벅이 된 손, 그래 너희만 행복하다면야 ㅠㅠㅎ

 

 

이 동물원에서 두 가지 흥미로운 점이 있었는데, 하나는 대부분의 동물들이 새끼를 낳아 함께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게 사람들이 많이 오고 감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안전하고 편하다는 느낌이 있어서 인지 새끼동물들이 많이 보였다.

만약 불편하고 불안한 환경이었다면 새끼를 가지지 않지 않았을까?

 

두 번째는 동물원이라 부르기는 하지만 정말 야생동물원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야생에 풀어놓은 듯 한 느낌이 들었다. 

원래 있는 자연에 어느 정도의 영역만 정해주고 울타리를 친 느낌? 

근데 그 영역 또한 어마어마해서 동물들은 전혀 스트레스받는 것 같지 않았고

진짜 숲에서 사는 것과는 비교에 터무니없이 작겠지만

자연에서 나는 풀을 먹고, 나무에 이파리를 먹고, 개울에서 목욕도 하고 물도 마시고 

그야말로 동물들의 파라다이스인 것 같았다. 

한국에서 동물원을 갔을 때는 좁은 우리에 갇혀 있는 동물들이 그리 행복해 보이지 않았는데

여기는 풀어놔도 다시 올 것 같은 그런 자유가 있는 느낌이었다.

 

그들을 보며 매일 받던 스트레스도 치유되었다.

그냥 보기만 하고 사료를 주는 것만으로도 교감을 할 수 있고, 비가 정말  많이 와서 홀딱 젖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따뜻한 마음을 간직한 채 집으로 갈 수 있었다.

가볍게 산책하러 나온 나들이인데 힐링이 돼서 집에 간다. 

고마워 얘들아, 행복해야 해!

 

 

 

소소한 팁!) 뮌헨이나 뮌헨근교에 사시는 가족분들께 적극 추천드려요! 뮌헨에서 차로 30분 걸리며, 주차장도 잘 되어있고,

정말 작은 아기들이 사료를 줘도 순딩이처럼 받아먹는 사슴들이어서 걱정 안 하시고 가족나들이 하셔도 될 것 같아요!

(강아지들은 돌아다니는 동물들이 있어 데리고 들어갈 수 없답니다 ㅠㅠ)

동물원 내부에 스낵을 사 먹을 수 있는 kiosk가 있으나 현찰만 받고 있어서 이 부분 생각 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약간 외곽진 곳에 있어 차로 가시는 게 편하실 거고요

Navigation에 주소는 Wildparkstraße 32, 85586 Poing 라고 치셔서 가시면 돼요! Dann viel spaß! :)

 

개장시간

여름 시즌: (01.04.-01.11.) 09:00-17:00 Uhr
겨울 시즌: (02.11.-31.03.) 09:00 – 16:00 Uh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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